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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된 역사(歷史)는 모두 진실한가?
상주문화원장 김 철 수 박사
 
상주시민뉴스 기사입력  2019/04/29 [10:11] ⓒ 상주시민신문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     상주문화원장 김 철 수 박사

우리에게 남겨진 역사기록에 대해서는 2가지 견해가 있습니다.

 

하나는, 역사기록은 우리에게 원래 있었던 일들을 사실 그대로 전해주어야 한다는 견해입니다. 이 견해에 대해서는 엄밀한 사료 비판(史料批判)에 기초하여 근대 사학(史學)을 확립한 독일의 사학가 랑케(Leopold von Ranke)가 대표적인 인물입니다. 그는 사실(事實)에 대한 순수한 사랑이 역사가의 기본적인 자질이라고 강조하였으며, 그가 믿는 역사 서술은 감정이나 가치 판단에 있어 주관성이 철저히 배제된 것이어야만 했습니다. 따라서 역사가의 임무는 비판적인 방법을 엄격히 적용하여 사료 속에 담겨진 순수한 사실을 발견해 내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따라서 역사의 기술은 단연히 이래야만 할 것입니다.

 

 

또 하나는, 과거에 있었던 일(사실) 이 존재하긴 하지만 기록이 되면서 사실 자체가 재구성 되었다고 보는 견해이며, 주관적으로 재구성한 역사라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과거에 있었던 사실일지라도 이를 기록하는 역사가에 따라 역사가 재구성된다는 말입니다.

 

이 견해에 대해서는 역사학자 E. H. 카아(E. H. Carr)가 대표적인 인물입니다. 그는 역사의 정의보다는 역사를 써나가는 역사가의 역할에 대해 더 큰 관심을 가진 사람으로 "역사란 역사가와 사실 사이의 부단한 상호작용의 결과이며, 현재와 과거사이의 끊임없는 대화이다." 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역사는 기록이기 때문에 사실 자체에 누군가가 다른 사실을 덧붙였을 수도 있다는 것이고, 역사를 기록하는 사람이 승자(勝者)의 입장에서 얼마든지 유리하게 쓸 수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폭군(暴君)으로 널리 알려져 있고, 그 폭정(暴政) 때문에 조선왕조에서 처음으로 강제로 퇴위(退位)당한 연산군에 관한 자료는 연산군일기가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역사서인데, 재임 12년 동안의 대부분이 포악한 정치를 했기 때문에 쫓겨날 수밖에 없는 임금으로 비춰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연산군일기를 작성한 사람들이 <중종반정>에 섰던 사람들이기 때문에 자기들의 <반정(反正)>의 정당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라도 연산군을 나쁜 임금으로 몰 수 밖에 없다는 사실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연산군이 어머니 폐비 윤씨의 죽음에 대한 보복에만 열중한 것으로 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생모(生母)의 죽음은 구실에 불과하고 이를 통해서 간관(諫官)들의 행패를 뿌리 뽑고 왕정(王政)의 확립에 힘썼던 연산군의 모습에 대한 언급이 없습니다.

 

실증주의자 랑케(Ranke)는 역사(History) = 팩트(Fact)라고 생각하였으며, 객관적으로 증명 가능한 역사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역사학자 카아(Carr), 수많은 팩트(Fact)들이 다 의미있는 역사가 아니며, 그 중에서 의미있는 팩트를 골라내고, 이들 사이에 인과관계를 부여하여 어떤 일반 원리나 교훈을 이끌어 내는 것이야말로 역사가(歷史家)의 임무이며, 우리가 접하는 언론이나 미디어 컨텐츠들도 이와 같다고 했습니다.

 

따라서 사관(史官)들의 기록들이 카아(Carr)가 이야기한 것처럼 주관적으로 재구성한 역사라는 생각이 앞서기 때문에서, 조선왕조실록의 연산군일기까지도 <진실일까?>,<거짓일까?> 아니면 <꾸며낸 것일까?>라는 의구심을 가지게 되어 혼란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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