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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상주문화원장 김 철 수 박사
 
상주시민뉴스 기사입력  2020/04/10 [09:17] ⓒ 상주시민신문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해마다 4월이 되면, T.S 엘리어트(Eliot)가 쓴 장편 시(詩) ‘황무지(荒蕪地)’의 앞 구절이 회자됩니다. 금년 4월이 더욱 그렇습니다.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봄비로 잠든 뿌리를 깨운다.
                        겨울은 따뜻했었다.
                   대지를 망각의 눈으로 덮어주고
            가냘픈 목숨을 마른 구근으로 먹여 살려 주었다.

 

▲ 상주문화원장 김 철 수 박사

4월이 되어 봄비가 내리면, 땅속에 묻힌 뿌리에서 싹이 돋아나서 좋을 텐데, T.S 엘리어트는 그것이 싫고, 차라리 겨울이 났다고 했습니다. 겨울은 식물들에게 휴면기이고, 모든 것을 잊어버리게 하는 망각의 포근한 단잠을 자는 계절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4월의 봄비가 이 단잠을 깨우고, 다시 험악한 삶의 현장으로 우리를 몰아세우니, 4월이 잔인한 달이라고 한 것 같습니다. 
  이 시(詩)는 1922년 제1차 세계대전으로 3,500만에 가까운 사상자를 내고, 정신적인 메마름과 인간의 일상적 행위에 대한 믿음의 부재,  재생이 거부된 죽음 등 전후의 황폐한 정신적 상황을 형상화한 시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1차 세계대전에 버금가는 미증유의 사태에 직면해 있습니다.  ‘코로나19’ 감염병이 전 세계에 급속도로 전파 되면서 급기야 세계보건기구는  팬데믹(pandemic)을 선언하기에 이르렀고, 현재 전 세계에서 100만 여명에 이르는 확진자와 수만 명이 사망하는 사태를 맞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4월이 ‘가장 잔인한 달’로 기억될 수 있는 기로에 있습니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우리나라가 이제 확진자의 증가 보다 완치자가 더 많은 ‘코로나19’ 골든크로스가 시작되어 위안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만 진정된다고 해서 ‘코로나 19’사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따라서 이제 전 세계는 모든 국가가 ‘코로나 19’로 실타래처럼 엉켜져 있어서 세계적인 재앙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우리 국민이 10,000명을 넘고 있고, 언제 종식될 것인지는 예측할 수 없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상주는 초기에 15명의 확진자가 나온 후, 더 이상 확진자가 나오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여기에는 초기 대응에 전력을 다한 상주시 1,200여명 공무원들의 헌신과 정부의 예방수칙을 잘 따라주는 성숙한 시민정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인의 눈에는 4월이 없던 생명체가 죽음을 뚫고 나오고, 그래서 단잠을 깨웠기 때문에 잔인했다면, 우리에겐 존재하던 것들이 한순간에 병들고,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있는 4월이 잔인한 달입니다.
  그러나 금년 4월은 우리가 결코 잊어서는 안 될 4.19혁명 제60주년 기념일이 있는 달입니다. 4.19혁명은 많은 희생이 있었지만, 국민의 힘으로 이루어낸 민주주의의 승리이자 쾌거였습니다.
  따라서 우리들에게 4월은 오히려 무의미한 단잠에서 깨어나서 삶의 현장에서 희망을 노래하는 달이고, 지금처럼 합심해서 코로나 바이러스를 종료시키는 달이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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