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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경북대 명예교수 김 철 수 박사
 
상주시민뉴스 기사입력  2024/05/11 [10:05] ⓒ 상주시민신문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     경북대 명예교수  김 철 수 박사

  몇 년전에, 류시화 시인이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는 산문집(散文集)을 냈습니다. 이 산문집 속에서 류시화 시인은 ‘뒤돌아보는 새는 죽은 새’며, ‘나무에 앉은 새는 가지가 부러질까 두려워하지 않는다. 새는 나무가 아니라 자신의 날개를 믿기 때문이다“라고 했습니다. 시인의 이야기가 아니고, 어느 유명한 철학자(哲學者)가 던진 잠언(箴言)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에피소드도 깊은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어떤 자유로운 새가 자신에게 좋은 일이나 나쁜 일이 생길 때마다 그때의 일을 기억하기 위하여 조그만 조약돌을 하나씩 모았습니다. 그리고 새는 언제나 그 돌을 가지고 다녔습니다. 시간이 지나가면서 점점 돌들이 많아졌고, 그 돌의 무게 때문에 새는 더 이상 하늘을 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돌을 버리지 않던 새는 결국 굶주림과 목마름으로 숨져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죽은 그 새 옆에는 지금까지 모았던 쓸모없는 돌들만 남아 있었습니다.-

 

  류시화 시인은 ‘지나간 일들은 그것이 좋던 나쁘던 앞으로 나아가는데 방해만 될 뿐’이라고 했습니다. 과거에만 집착하면, ‘날아가지 못하는 새처럼 주저앉을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따라서 하늘 높이 날아가려면’ ‘새처럼, 뒤 돌아보면 안 된다’는 이야기는 잔잔한 충고였습니다. 

 

  우리의 마음은 늘 미래를 바라보지만, 한편으로는 자꾸 과거를 되돌아보면서 주춤거리는 어리석음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먼지 가득한 ‘기억의 창고’에 들어가면 좋은 기억들 보다는 나쁜 기억들이 더 많습니다. 좋은 기억들은 일정시간이 지나면 소멸되는데 비해서, 나쁜 기억들은 소멸되지 않고 생생하게 남아 있습니다. 자신만이 유독 고통 받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 중 하나는 과거의 일을 계속 곱씹으면서 그것에 의해 왜곡된 인식으로 자기 자신과 세상을 대하는 것입니다. 과거의 기억을 버리고 현재를 붙잡는 것이 살아가는 지혜인데도 그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어리석음에 싸여 우왕좌왕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불가(佛家)의 고승(高僧)들이 ‘무거운 마음의 짐을 내려놓을수록 마음이 평온하고 자유롭다’고 수없이 일러주어도 대부분의 불자(佛者)에게는 ‘소귀에 경 읽기’입니다. 과거의 일들에 자꾸만 매이면 미래로 나가는 일이 원만하지 못하기 때문에, 지나간 과거에 집착하지 말고 현재인 오늘에 열중하라고 일러주는 가르침입니다.

  ‘다시 오지 않을 현재의 순간을 사랑하고, 과거 분류하기를 멈추는 것. 그것이 바람을 가르며 나는 새의 모습이고, 자신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몰라도 날개를 펼치고 있는 한, 바람이 당신을 데려갈 것이라고 한 말씀을 오래 기억해야 할 것 같습니다. 

 

  화려한 봄꽃 속에서도 우리 곁을 지나간 ‘4월’은 분명 잔인한 달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잔인한 기억을 5월까지 끌고 가는 어리석은 일들이 이어진다면, 6월도 그렇고 7월도 잔인한 달일 것입니다. 훌훌 털어버리고 가벼운 몸으로 창공을 날으는 멋스러운 새가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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