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도나 행동이 건방지거나 거만한 것을 ‘오만(傲慢)’이라고 하고, 공정하지 못하고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을 두고 ‘편견(偏見)’이라 합니다.

  세상에는 오른손에 오만(傲慢)을 쥐고 거만하게 호령하는 사람도 있고, 편견(偏見)을 왼손에 쥐고 늘 한쪽으로만 기우러져 생각하는 달팽이 같은 사람도 있으며, 오만과 편견을 양손에 모두 쥐고 정신착란증 환자처럼 지내는 사람도 있습니다.
  오만(傲慢)과 편견(偏見)은 정돈된 사회를 파괴할 뿐만 아니라 정직하고 반듯한 사람들을 당황하게 하는 무서운 괴력(怪力)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대 영미문학(英美文學)중에서 최고의 고전(古典)이라 불리는 책이『오만과 편견(Pride and Prejudice)』이고, 이 소설을 쓴 사람이 제인 오스틴( Jane Austen)이라는 여류작가입니다.

  소설(小說)속의 주인공 엘리자베스가 잘생긴 부자 귀족인 다아시의 진심 어린 사랑을 우여곡절 끝에 확인하는 내용인데, 책이 나온 지 200년이 훨씬 지난 지금에도 이 소설의 내용이 긴 여운을 남기고 있으며, 특히 ‘오만(傲慢)과 편견(偏見)’ 이라는 책의 제목은 시간이 지날수록 많은 사람들이 회자하고 있습니다.

  단테는「신곡(神曲)」에서 ‘오만은 모든 죄의 어머니, 곧 용서받지 못할 죄’라고 규정하였고, N호손의「주홍글씨」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문득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되었을 때가 생각났습니다. 절반이 넘는 국민들은 ‘원칙과 신뢰를 지키는 자랑스러운 정치인’이라고 반가워했습니다. 더구나 가난을 물리친 전설적인 대통령의 딸이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된 일을 두고 많은 국민들은 환하게 웃었습니다. 

  또한 박대통령이 내건 ‘원칙(原則)과 신뢰(信賴)’라는 구호에 국민들은 매료되었고, 그녀의 성공이 아버지의 성공신화(成功神話)와 함께 대한민국 의 고전(古典)반열에 오를 것이라고 기대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믿었던 ‘원칙(原則)과 신뢰(信賴)’가 ‘오만(傲慢)과 편견(偏見)’으로 판단되어 탄핵을 맞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불통(不通)’을 지적해 주었지만 그녀는 편견으로 이를 받아드리지 않았던 것 같고, 오만으로 자신만을 버틴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많은 국민들은 ‘탄핵되어 가련하다’는 감정은 사적인 일로 보고 있습니다. 그동안 그녀의 손에는 자신만이 아닌 5천만 국민들의 ‘공통적 행복’이 쥐어져 있었지만 그녀는 이를 외면하고 몇 사람의 가신들에게만 손을 내밀었습니다.

  그러나 비록 대통령직은 더 이상 수행할 수 없지만, 지금이라도 국민들과 함께한다면 그녀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은 많다고 봅니다. 그것만이 실망한 국민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하고 언젠가 그런 날이 오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