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 경 삼 문해교육조합 이사장 / 이원의료기 대표

 국가와 사회집단의 부조리를 우리는 한마디로 ‘다 썩었다’란 말로 개인의 불만을 표출한다. ‘다 썩었다’ 곧 부정부패의 현상을 말하면서 자신은 정당한데 타인 즉, 국가와 사회 구성원을 대상으로 지목한다. 부정부패를 남의 탓으로 보려는 시각이 아닌 나부터 자성해 볼 필요가 있다.

 부정부패의 사전적 의미는 사회 구성원이 권한과 영향력을 부당하게 사용하여 사회질서에 반하는 사적이익을 취한다는 것으로, 1986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제임스 M. 뷰캐넌(James M Buchanan)은 부정부패의 원인을 ‘공공선택론’에서 정부의 지나친 경제 개입이라고 보았다.

 뷰캐넌의 ‘공공선택론’은 정치 과정을 경제학의 원리와 방법으로 분석한 이론으로 즉, 시장에 생산자와 소비자, 고용자와 피고용자가 존재하듯이 공공부문에도 정치가, 관료, 특수이익집단, 유권자가 존재한다고 가정하고 이들의 행태를 경제학적으로 분석한 이론이다.

 부정부패의 원인으로 지적한 정부의 지나친 경제 개입이라 주장한 것은, 유권자들은 쾌락을 선호하기 때문에 유권자의 선택이 중요한 정치인들에게 부정부패를 저지를 유혹을 제공한다는 이유로 즉, 정치가와 관료는 유권자가 갖고 있는 표에 따른 영향력에 따라 사회질서에 반하는 정책과 행동으로 특수한 이익집단과 유권자의 충견이나 쥐가 될 수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또 한편으로는 높은 불평등을 부정부패의 원인으로 보았는데 부의 편중은 부유한 계층이 다른 계층을 매수하기 쉬워진다는 이유에서다.

 뷰캐넌이 지적한대로 부정부패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정부의 지나친 경제 개입은 정치가, 관료, 특수이익집단, 유권자와 같은 권력을 가진 자들이 그들의 권력을 남용하는 데에서 비롯된다. 그들은 권력의 속성을 잘 알기 때문에 권력 주변에서 자신을 과시하거나 아부하며 사적인 이익으로 부정하게 재산을 축적하여 사회적으로 민폐 세력을 형성하게 되어 민란과 같은 사회변혁의 원인을 제공하기도 한다.

 이야기를 더하면 관포지교의 주인공 관중과 제나라 환공의 사당의 쥐 이야기는 작금의 우리시대에 알리는 바가 적지 않다. 제나라의 환공이 관중에게 “나라를 다스리는 가장 골치 아픈 일이 무엇이오?”라고 물으니 관중이 “사당의 쥐가 가장 큰 골칫거리이며 걱정입니다. 대개 사당은 나무를 골조로 하여, 흙을 발라서 만드는데 나무와 흙 사이에 쥐들이 자신들의 거처를 만듭니다. 이 쥐들을 제거하기 위해 연기를 피우면 나무가 불에 탈 수 있고, 물을 뿌리면 흙이 떨어져 내리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쥐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것입니다.”라고 대답했다.

 환공은 고개를 끄덕이며 “사당의 쥐를 몰아내기 위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는 이야기구려!”하며 생각에 빠진다. 관중은 더 말하기를 “지금 군주의 측근들이 밖에 나가면 권세를 이용하여 백성들로부터 이득을 취하고, 안으로 들어오면 파당 하여 자신들의 이득과 허물을 덮기 위해 군주를 기만합니다. 이들을 처벌하자니 군주가 위태롭게 될 수 있고 그대로 두자니 법이 문란해집니다. 마치 사당의 쥐와 같은 부패한 간신들이 참으로 어렵습니다.”라 일침 했다.

 위의 내용에서처럼 현대나 고대나 부정부패는 항상 시대의 골칫거리였다. 부정부패의 주체가 고대의 왕도정치체제에서는 백성 위에 군림하는 군주와 관리, 권문세족이었지만, 현대의 자유민주주의에서는 표를 가진 유권자 즉, 개인으로 까지 확장된 개념을 갖는다. 따라서 시민사회의 구성원이자 권리의 주체인 개인, 즉 나 자신은 이 시대를 거슬러 설치는 “사당의 쥐”가 아닌가를 확인해 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