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불꺼진 도시(都市)
상주문화원장 김철수박사
 
상주시민뉴스 기사입력  2020/01/22 [10:49] ⓒ 상주시민신문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 상주문화원장  김철수박사

  이태리의 베네치아(Venezia)는 아름답고 평화로운 물의 도시로 유명합니다. 그래서 ‘죽기 전에 꼭 가보아야 할 세계적 경승지(景勝地) 100곳’ 중의 하나입니다. 이 도시는 건설된 지 수 백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인류가 만들어낸 도시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라는 찬사를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베네치아의 화려한 풍광과 아름다운 색채 이면에는 암울한 미래의 공포가 숨겨져 있다고 합니다.

  첫째는 지구 온난화(溫暖化)로 해수면(海水面)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물에 잠길 것이라는 공포입니다. 둘째는 도시 주민이 6만 명에 불과한데 해마다 도시민의 100배가 넘는 관광객이 들어오기 때문에 주택가격이 끝없이 치솟고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는 원주민들이 계속 이곳을 떠나고 있다는 일입니다.

  관광산업으로 부흥한 도시지만, 그로 인해 주민들이 고향을 등지는 아이러니가 베네치아를 슬프게 하고 있다고 합니다.

  요즈음은 ‘베네치아의 밤’이 옛날처럼 화려하지 않다고 합니다. 사람이 살지 않는 주택들이 불을 밝히지 않기 때문에 도시는 점점 어둠 속으로 잠겨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현상들이 계속 진행되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어지고 그러면 베네치아도 유령의 도시가 될 수도 있다는 공포감이 도시를 에워싸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 상주가 그렇습니다. 26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북적거리며 넉넉하게 살았던 곳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인구 10만 명을 채우지 못해 허덕이는 쇠락(衰落)해진 모습입니다. 우선 상가밀집지역들의 점포들이 경기 불황으로 문을 닫고 있기 때문에 시내 한복판에서 불 꺼진 상가가 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들 불 꺼진 상점들 때문에 도시의 밤이 어둡습니다.

 

  19세기 중반에 '불 꺼진 창(Fenesta che lucive)'이란 노래가 세계적으로 유행했습니다. 이 노래는 오페라 작곡자인  빈첸초 벨리니(Vincenzo Bellini)의 작품으로 알려진 나폴리 민요입니다. 

  ‘불 밝은 창에 어둠 가득찼네. 내 넨나 죽어 땅에 장사하였네...’로 시작되는 이 노래는 요절한 소녀를 사랑하던 어느 청년의 애절한 사랑의 노래이며, 영화 '불 밝던 창'의 주제곡이 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불리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감성적인 젊은이들 사이에 크게 유행했었습니다.

 

  구정(舊正)이 목전에 와 있지만,  장래가 암울한 것은 베네치아만이 아니고 우리 상주도 그렇다는 생각을 합니다. 인구 10만의 선이 무너지고 언제 9만명 선의 추락을 걱정할지 모를 일입니다.

  상주가 약진하자면 누군가가 불 꺼진 상가에 불을 다시 밝히는 일을 해야 할 것입니다. 누가 불을 다시 밝힐까요? 우리에게는 지역발전에 몸을 바치겠다고 약속한 선출직 지도자들이 20여명 있습니다. 이들이 10만 상주시민과 함께 불 밝히는 일에 앞장서야 할 것입니다.

  쇠락해가는 상주에 생동감을 불어넣고, 상주시민들에게 감동을 주고, 빈사(瀕死)상태인 상주의 심장을 다시 ‘박동’시켜서, 연말에는 ‘불꺼진 창’이 아닌 ‘불밝은 창’이란 노래를 시민 모두가 합창(合唱)하는 한해가 되기를 다시 한번 소망해 봅니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상주시민신문
 
 
불꺼진 도시(都市) 관련기사목록
1/32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주간베스트 TOP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