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문화원장  김 철 수 박사

  금년 추석 전날에 가수 나훈아가 15년만에 KBS방송국에 출연해서 <Again 대한민국(다시 일어나자 대한민국)>이여!’를 녹화 중계하였습니다. 무보수로 출연한다 해서 미리부터 화제를 모았지만, 나훈아는 무관중임에도 불구하고 2시간이 넘게 특유의 다이나믹한 공연을 이어갔습니다.
  <코로나 19>때문에 지친 국민들에게는 너무나 큰 추석선물이었습니다. 그리고 감동했습니다. 국민들은 감사의 인사로 ‘나라에서 훈장을 준다해도 거부했고, 대통령이 불러도, 재벌이 불러도, 북한의 김정일이 불러도, 영혼의 자유를 방해하는 모든 것을 거절한 멋진 남자’, ‘진짜 가요계의 황제 즉 가황(歌皇)이 바로 나훈아야!’라는 찬사를 보내 주었습니다. 

  공연은 「고향」, 「사랑」, 「인생」 등 3부로 나누어져 진행되었는데, 노래 사이에 한마디씩 한 멘트가 천금같은 의미가 있었고 그의 노래 이상으로 신선했습니다.

  ‘나라가 어려울 때 나라를 구한 사람은 왕도 아니고 대통령도 아니고 오로지 국민들이 나라를 지켰습니다. 나라가 위험할 때 유관순 누나, 윤봉길 의사, 안중근 의사 등 국민들이 나라를 지켰고 외환위기 때도 국민들이 금붙이를 모아서 경제를 살렸습니다. 국민 여러분 힘내시기 바랍니다. 국민이 힘이 있어야 합니다’

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시원하게 거침없이 외쳤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백발의 나훈아는 ‘테스 형’을 찾아 절규했습니다.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고도 했지만, ‘사는 것이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 바로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리에게 일러 준 아테네의 대철학자입니다. 이런 말뜻을 알지 못했는지, 답답해서 그랬는지 나훈아는 황혼 무렵에 테스 형(?)을 찾았고,

    ‘테스 형! 먼저 가본 저 세상이 어떤 가요. 테스형!’
    ’테스 형! 세상이 왜 이래. 가보니까 천국은 있기나 하던 가요?‘
   
 라는 이야기도 했습니다. 위정자들이 들으면 가슴이 요동칠 이야기를 KBS 공영방송 매체를 통해서 국민에게 직접 이야기했고, 국민들은 그 뱃장에 감동했습니다. 이어서 ‘8자는 거꾸로 세워도 8자 라오’, ‘우리는 세월을 따라가지 말고 세월을 끌고 가야 하오’라는 멋진 독백(獨白)도 했으며, 마지막에는,

  ‘저는 국민이 좋아하는 나라가 되었으면 합니다. 저는 이것저것 눈치 안보는 나라가 되었으면 합니다.’

  라는 뼈있는 한 마디로 우리의 마음을 흔들었습니다. 현재의 우리나라에는 입으로만 ‘나라사랑, 국민사랑’을 외치는 위정자(爲政者)들로 가득합니다. 국민이 적군에게 사살 당해도 메아리없는 ‘평화’만을 잠고대 같이 외치는 정신 나간 사람들이 나라살림을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들은 위정자(爲政者)가 아니고 위선자(僞善者) 들입니다.
  철학자인 안병욱(安秉煜) 교수는 그의 에세이집 <사람답게 사는 길>중에서,

  “진리와 정의를 죽인 나라는 반드시 쇠망한다. 소크라테스를 처형한 아테네는 기원전 338년 마케토니아에게 패망하고 말았다. 소크라테스를 처형한지 61년이 되는 해다. 아테네는 역사의 심판과 징벌을 받았다. 역사는 반드시 준엄하게 심판한다. 우리는 역사의 이 진리를 잊지 않아야 한다.”

고 했습니다. 소박한 가수 나훈아는 가슴으로 ‘국민사랑’을 이야기했고, 이에 국민들의 감동을 일으켰습니다. 그리고 이런 사람이 진정한 애국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로 멋지게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을 본 듯해서 기분이 좋았던 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