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
<포토에세이> 월성계곡(月星溪谷)과 수달래
관암(觀菴) 김철수(金鐵洙)
 
상주시민뉴스 기사입력  2024/04/21 [14:38] ⓒ 상주시민신문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매년 4월 중순이 되면 계곡에서 피는 수달래의 유혹을 뿌리치기가 힘들다. 금년에도 수달래가 피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마음은 이미 ‘거창의 월성계곡’을 향하고 있었다. 이번에도 든든하게 조력(助力)해 주는 사우(寫友)가 동행해 주어서 4월 9일 새벽에 결행(決行)하였다. 

  차창(車窓)밖은 어두었으나, 깊고 맑은 계곡에 핀 환한 수달래를 상상(想像)하면서 달렸다.

 

  우리가 수달래를 선호(選好)하는 이유는, 계곡의 물과 바위를 배경으로 피는 꽃이 아름답기도 하지만, 수달래의 강인한 생명력(生命力)이 돋보이기 때문이다. 계곡은 한 해에 두어 번 홍수(洪水)가 지는데 그때마다 연약한 수달래가 버티기가 어려운 환경이었다. 그러나 수달래는 홍수때 입은 생채기를 보듬고 불볕더위의 뜨거운 열기를 견디며, 계절이 오면 어김없이 꽃을 피워내는 강인한 생명체(生命體)다. 

  그래서 수달래가 화려한 자태를 물위에 내려놓으면 계곡물은 이 붉은 꽃을 온몸으로 끌어안는 듯하며, 수달래의 주변에는 돌배나무나 조팝나무꽃도 있지만, 사진작가의 눈에는 들어오지 않는다.

 

 

  월성계곡(月星溪谷)은 ‘거창의 소금강(小金剛)’이며, 거창군 북상면 병곡마을의 농산교(월성로 2124)에서 약 3km 거리인 덕유산 분소를 오르는 초엽에 있는 황점마을 주차장까지 뻗쳐 있다. 월성계곡의 물줄기는 암반을 따라 흐르다가 바위 사이에 뚫린 좁은 홈통을 따라 흐르기를 반복하며, 자갈 위로 흐르다가 바위가 가로막으면 돌아서 흐른다. 그 사이에 은구슬을 쏟아 놓은 듯 수많은 작은 폭포들이 계곡미(溪谷美)를 더해 주고 있다.

  이 중에서 수달래의 최고 절경은 농산교 부근이다. 이곳은 개울 바닥이 바위여서 물의 흐름 자체가 눈길을 끄는 곳이다. 개울물 웅덩이에 반영된 수달래의  모습, 좁은 바위 골을 타고 흐르는 물줄기를 배경으로 핀 수달래의 앙증맞은 자태가 매년 사진작가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월성계곡의 또 하나의 비경(祕境)은 ‘사선대(四仙臺)’이다. 마치 시루떡을 포개놓은 것 같이 바위가 4층이다. 이 돌 위에서 ‘신선(神仙)이 바둑을 뒀다’고 해서 사선대(四仙臺)란 이름이 붙여졌다는 곳이다. 

  사선대 주변 계곡의 풍경은 예사롭지 않다. 억겁(億劫)의 세월이 만들어놓은 깔끔한 바위들은 너럭바위를 이루었고, 오랜 침식작용으로 가운데가 둥그렇게 패어져서 하늘을 향해 입을 벌리고 있다. 무엇보다 이 비경(祕境)을 더욱 아름답게 하는 것은 바위틈에 고고하게 핀 수달래의 자태다. 사선대(四仙臺)가 신선(神仙)이라면 수달래는 선녀(仙女)인지도 모른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상주시민신문
 
 
<포토에세이> 월성계곡(月星溪谷)과 수달래 관련기사목록
1/33
광고
광고
광고
주간베스트 TOP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