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이에는 무엇보다도 ‘신의(信義)’가 중요합니다. 이 신의를 지키기 위해서는 약속한 것을 틀림없이 지켜야 사람대접을 받습니다. 그러나 늘 거짓을 말하고 신의가 없으면 상대방에게 믿음을 줄 수 없기 때문에 인간 취급을 받지 못합니다.

  그런데 한평생 거짓 없이 신의(信義)를 바탕으로 성실하고 올곧게 조국을 위해 희생하였기 때문에 ‘신의와 약속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분이 있습니다. 모두들 도산 안창호(島山 安昌浩) 선생을 이야기합니다.

  선생은 일평생 조국의 독립을 위해 힘쓴 독립운동가요, 조국의 앞날을 위해 늘 솔선수범하며 학생들을 가르치고, 지도한 민족의 지도자였습니다.

  도산(島山)은 독립협회에 참여하다가, 교육자의 꿈을 안고 1902년 미국 유학길에 올랐습니다. 그러나 그곳 한인들의 열악한 삶을 보고는 <샌프란시스코(San Francisco) 한인친목회>를 결성해서 한인노동자들이 정당한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으며, 리버사이드(Riverside)에서도 한인들의 권익 신장에 앞장섰습니다. 그리고 <공립협회>를 통해서 조국 광복을 위한 일을 했고, <신민회(新民會)> 결성에도 앞장섰으며, 샌프란시스코에서 <흥사단(興士團)>을 조직해서 민족운동을 했는데, 지금도 특히 도산(島山)의 뜻을 기리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 이후에 <대한민국임시정부>와 임시정부 안에 있는 <국민대표회의>에도 참여했으나, 조국의 해방을 보지 못한 채 1938년 3월 10일, 만 59세의 일기로 서거했습니다.

  도산(島山)은 우리에게 첫째는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라’고 일렀고, 둘째는 ‘신의(信義)를 지켜서 거짓을 말하지 말라’는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또한『여씨춘추(呂氏春秋)』속에도 <신의(信義)>에 대한 언급이 있습니다.

  “군주(君主)는 반드시 신의(信義)가 있어야 한다. 신의가 있고 또 신의가 있으면 그 누구인들 따르지 않겠는가? 말에 신의가 없으면 백 가지 일이 원만하게 이루어질 수 없다.”

는 말입니다.

  요즈음 들어 고위층에서 부쩍 말이 앞서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입으로 말한 일을 몸이 따라 실천하면 문제가 없으나, 그렇지 못하면 혼란만 가중시키고 결국 그런 지도자의 약속을 믿지 않게 됩니다. 따라서 이런 낭패를 경계해야 합니다. 그래서 옛 성현들은 우리들에게 ‘늘 은인자중(隱忍自重)하라’고 일렀습니다. 무서운 충고로 받아드려야 할 말인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