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뉴스가 첨단 시설을 갖춘 대량 생산 뉴스 공장이라면, 종편 뉴스는 오래된 맛집과 혁신적 스타트업의 요소를 모두 갖고 있어요. 명품(名品)은 이런 곳에서 만들어지는 법이죠."

신동욱(53, 상주출신) TV조선 뉴스9 앵커가 딱 한 달, 종편에서 메인 뉴스를 진행하며 내린 결론이다. 그는 "맛집은 아무리 외진 곳에 있어도 손님(시청자)이 알고 찾아오는 곳, 스타트업은 신생(新生) 방송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새로움을 뜻한다"고 했다. 신 앵커는 "두 가지 장점을 잘 조합해 '명품 뉴스'를 보여주겠다"고 했다.

 
지난 11일 TV조선 스튜디오에서 뉴스9을 준비하던 신동욱 앵커가 카메라를 향해 활짝 웃었다. 30대 남녀 시청자들을 중심으로 TV조선의 ‘새 얼굴’에 뜨거운 반응이 나오고 있다.

지난 11일 TV조선 스튜디오에서 뉴스9을 준비하던 신동욱 앵커가 카메라를 향해 활짝 웃었다. 30대 남녀 시청자들을 중심으로 TV조선의 ‘새 얼굴’에 뜨거운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진한 기자
 
11일 서울 정동 TV조선 보도본부에서 만난 그는 앵커 멘트를 손보고 있었다. SBS에서 7년 반 앵커로 일하며 하루도 거르지 않았던 일. 이 과정에서 전체 뉴스의 색깔과 방향이 만들어진다. '앵커의 시선'은 특히 인기가 많다. 구럼비 바위 유래를 통해 강정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했던 세력의 막무가내식 행태를 비판한 '도롱뇽에서 붉은발 말똥게까지'(12월 12일 방송), '어느 입양인의 죽음'(1월 11일 방송) 등 기존 방송 논평과 달리 서정적 울림을 통해 비판의 강도(强度)를 높이는 새로운 시도로 각광받는다. 그는 "올해는 새해부터 북한과 대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과연 우리가 원하는 대화의 방향으로 가는지 제대로 보기 위해 눈 부릅뜨고 있다"고 했다.

최근 한 달 TV조선 뉴스9의 시청률은 30대 남녀 시청자에서 두 배 이상 상승하는 가시적 성과가 나타났다. 시청자들 사이에 "젊어졌다"는 말도 들린다. 반면 그는 "단기간 숫자가 좋아진 것만 갖고 뉴스의 신뢰도에 변화가 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조선일보와 밸런스를 맞춰 품격 있는 뉴스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신동욱은 국내 앵커들을 통틀어 '전달력'에 있어 매우 뛰어난 방송인으로 통한다. 기자들로선 자신이 취재한 내용을 시청자에게 가장 잘 전해줄 앵커가 반가운 법. 하지만 그의 고민은 다른 곳에 있었다. "지난 1년 '앵커란 무엇인가'는 제 화두(話頭)였어요. 전달자로서 얼마나 더 발전할 수 있을까는 부차적인 문제였죠."

그는 "시청자들이 원하는 앵커가 되자는 생각을 한 순간 고민의 끝이 보였다"고 했다. '여러분의 앵커'를 모토로 내건 것도 이 때문이다. "방송 뉴스는 어떻게 전달할까만 고민하며 취재력과 지식을 과시하는 경우가 많죠. 앞으로는 좀 덜 폼 나더라도 시청자가 궁금해하는 뉴스를 전할 겁니다. 진실, 정의 이런 말을 독점할 필요도 없고, 정의가 무엇인지 미리 결론 내려놓고 전달하려 해서도 안 되지요." 지상파 방송의 최근 변화를 바라보는 마음은 그래서 편치 않다. 그는 "권력에 따라 언론의 리더십이 바뀌고 언론의 철학이 바뀌면 신뢰받을 수 있겠냐"면서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언론 본연의 임무를 이어가겠다"고 했다.

신동욱이 생각하는 TV조선 시청자는 어떤 사람들일까. "이성적이고 국가의 미래를 걱정하는 시청자, 합리적인 보수 시청자들이야말로 스마트 오디언스죠."

                                                       출처:조선일보